2005년 겨울 설악산을 등반하다....(가 실패!) :: 실험실엠티 :: 2007/02/23 11:00
2005년 실험실 사람들과 겨울 설악산을 등반했다. 이야기가 많은 만큼 사진도 많은데 하나씩 기억을 더듬어서 그 때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볼까 한다. 2005년 1월 실험실에서 단체로 겨울 설악산을 등산하기로 했다. 눈이 오지 않은 산을 오르는 데에도 준비가 많이 필요한데, 겨울에 눈덮인 산을 등산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출발하기전 식량, 아이젠, 등산화, 토시 등등을 모두 챙겨 설악산으로 겨울등산을 나섰다. 계획은 등산 하루전에 속초에 도착해서 콘도에 숙소를 잡고, 그 다음날 새벽에 한계령을 출발지점으로 하는 등산 계획을 잡았다.
서울에서 속초까지는 고속버스를 이용했다. 석래와 민수(실험실 후배, 당시 신입생)는 어제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버스에서 곤하게 자고 있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 열심히 달려서 속초의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에 도착하고 보니 의외로 숙소근처에는 늦은 점심을 해결할 만한 곳이 없었다. 숙소내에 있는 식당에서 해결할 수도 있었지만, 너무 비쌀 것 같아서 콘도 바깥으로 나섰다. 조금만 걸어가면 식당이 많을 것이라는 우리의 기대를 배반하고 주변에 밥을 먹을 곳이 없었다. (건물자체가 거의 없었다.) 숙소에서 한참을 걸었는데 보이는 것은 오른쪽 사진 처럼 흙언덕밖에 보이지 않았다.
30분을 걸어서 발견한 유일한 음식점이다. 배가 너무 고픈데 식당이 없어서 힘들어하면서 걸어가는도중 길 건너편에서 음식점을 발견했다. 문제는 길을 건너갈 수가 없는 것.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도로는 자동차 전용도로였다. 중간에 가드레일이 있고 주변에는 육교도 보이지 않아서 전혀 건너갈 수 없는 형태였다. 게다가 시속 80km/h 넘는 속도로 질주하는 차때문에 무단횡단도 불가능.
닭쫒던 개가 되버린 우리들은... 이 때쯤 그냥 숙소에서 밥을 대충 해결할 껄... 이라는 후회를 하기 시작했다. 밥을 찾으러... 계속 길을 가는데 오른편에 공무원 연수원이 보인다. 우리는 드디어 걸어가는 것을 포기하고 이 곳에 계신분들의 도움을 얻어 콜택시를 불렀다.
콜택시를 불러서 속초시내에 들어갔다. 택시를 타고 가면서 보니 택시를 탔던 공무원 연수원부터 시내까지는 도저히 걸어갈 거리가 아니었다. 아마 걸어갔으면 밤이 되어야 도착하지 않았을까 싶다. 게다가 엄청 추운날이었으니... 도착하자마자 밥부터 챙겨먹고 바닷가 구경을 시작했다. 바다가 너무 파래서 마음이 시원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사실 날씨도 많이 추워서 몸도 함께 시원해졌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진을 열심히 찍었는데, 돌연 나의 카메라에 뜨는 "Low Battery!" 당연히 예비 배터리를 가지고 왔다고 생각했는데... 아악~~!! 숙소에 짐을 풀면서 놔두고 왔나보다. 카메라 가방속에는 배터리가 없었다. 바닷가 근처에 예쁜 곳이 많았는데 속초의 사진은 이것밖에 남지 않았다.
속초에서 구경을 실컷하고 방에 돌아왔다. 내가 회계였었나? 여느 엠티처럼 저녁에 실험실 사람들과 술을 마셨고, 내일은 등산때문에 엄청 일찍 일어나야해서 (4시 아니면 4시 30분이었던 듯) 모두들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부터 부산하게 준비해서 콜택시를 타고 한계령에 도착했다. 부지런하게 준비를 한 덕분인지 한계령에 도착하자마자 떠오르는 일출을 볼 수 있었다. 너무나 장관이었다. 새벽의 설악산의 한계령은 너무나 추워서 우리들의 정신을 쏙 빼놓았다.
막상 등산을 하려고 했는데, 등산로 입구에 있는 안내소에서 제지를 당했다. 입산을 통제,관리하시던 분이 우리 일행중에 운동화를 신고온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 입산제지를 하신 것이다. 사실 신발과 발목을 덮어주는 토시가 없어도 입산금지라고 하신다. 한동안 들어가보려고 실랑이를 벌였으나 결국 들어가지 못했다.
사진을 보면 등산해서 한계령에 온 것 같지만, 사실 이곳이 우리의 출발점이었다. -_-;; 산에 올라가지 못한 우리들은 설악산 국립공원에 가서 비선대를 보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는데 여기에서 또 판단 미스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한계령에서 설악산 국립공원 입구까지 걸어서 내려가기로 한 것이다. 한시간을 넘게 길을 따라 구불구불 내려갔는데 길이 끝이 날 생각을 안했다. 게다가 중간에 갈림길이 하나 나왔는데 어디로 가야되는지 몰라서 좌충우돌. 결국 1시간을 넘게 내려갔다가 2시간에 걸려서 다시 원점인 한계령으로 돌아와서는 국립공원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제대로 된 등산은 안했지만 정말 이골이 날 정도로 걸었다. 나중에는 좋은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도 힘들어서 말도 별로 하지 않고 묵묵히 걸었던 기억이 난다...
그 버스는 한번에 국립공원에 데려다 주지 않아서 한 번 더 버스를 갈아타야했다. 중간에 버스를 갈아탄 곳에서 바다가 보인다.
사람들이 이미 많이걸어서 피곤했는지 버스를 타고 있던 짧은 순간에 졸기 시작한다. 국립공원에 도착하니 날씨가 춥고 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이글루가 여러 곳에 있었다. (아이들도 잔뜩... ^^)
이글루 앞에서 기념촬영 후에 비선대로 출발... 비선대까지 가는 등산코스는 처음에 계획했던 등산수준보다는 아주 짧은 거리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미 많이 걷기도 했고 비선대까지 가는 길이 오르막 계단이 상당히 많아서 등산이 그렇게 수월하지 않았다. (오른쪽 그림같은 계단에 계속 이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눈이 얼어있는 곳이 군데군데 있었는데, 이 때문에 착용한 아이젠 때문에 걷는 것이 너무 불편했다.
드디어 걷고걸어서 비선대에 도착했다. 머리에 흐르는 땀이 장난이 아니다. 과장을 좀 섞는다면 머리에서 김이 날 정도?
비선대는 조그만 건물에서 내려다 볼 수 있고, 아래쪽으로 내려갈 수 도 있다. 나는 너무 지쳐있어서 그냥 비선대를 위쪽에서 내려다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잠깐 휴식후에 다시 숙소로 돌아간다. 오늘길도 힘들지만 가는길은 체력이 완전히 바닥났는지 엄청 힘들다. 발도 시렵고... 겨우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해서 밥을 먹었다. 따뜻한 물을 컵라면에 붓고 라면이 익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얼마나 길던지...
밥을 먹고 버스를 이용해서 숙소로 돌아왔는데, 바로 쓰러져야 할 것 같지만 또 잘 놀다가 잔다 ㅋ ^^
이로써 눈덮힌 설악산 등산기는 끝.
Canon 300D / Canon EF 17-40 F4L USM, 2005-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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